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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22 08:55
김기강 교수, 꿈의 신소재 ‘그래핀’ 국내최초 상용화 기술개발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7,048  

우리대학의 신규학과인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김기강 교수가 국내 최초로 그래핀 반도체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기강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수민 박사,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Jing Kong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이번 기술개발을 이뤄냈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3월호에 게재되며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다.

2004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그래핀’은 검은 황금인 석유에 이어 인류에게 새로운 황금이 될 희망의 물질로 주목받아 왔다.

“흑연은 탄소를 6각형의 벌집모양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핀은 겹겹이 쌓인 흑연의 6각형 벌집모양 층 중 한 층을 떼어낸 것이에요. 휘어지고 투명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죠. 게다가 그래핀은 인류가 갖고 있는 물질 중에서 전자이동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강도도 강해요”

학부시절부터 탄소 소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원 시절 ‘탄소나노튜브’를 연구한 김기강 교수. 그래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박사 과정 후 MIT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2009년부터 시작됐다.

‘보론나이트라이드’와의 결합 통해 그래핀의 단점 극복

그래핀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장자리에서의 전자 산란으로 인한 불안정성과, 기판으로 사용되어 온 실리콘의 거친 표면으로 인한 전하이동도 저하 문제 때문에 반도체로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래핀은 전자이동도가 높지만 ‘띠간격(Band gap)’이 없어서 상용화를 못했어요. 쉽게 말하자면 전자소자는 켜고 끌 수 있는 즉 ON-OFF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핀은 그 기능이 없어서 상용화를 못했던 거죠. 그리고 전자산란으로 인해 가장자리가 불안하다는 점도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었어요. 가장자리가 불안정할 경우 전자 이동이 방해를 받거든요.”
이번 연구에서는 ‘보론나이트라이드’와의 결합을 통해 그래핀이 가진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보론나이트라이드는 그래핀과 같은 육각형 모양을 가졌지만, 탄소가 아닌 보론과 질소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보론나이트라이드와 그래핀의 결합은 실험 도중 우연히 발생했다.

 “실험도중 보론나이트라이드를 만들기 위한 장비 안에 탄소 불순물이 섞여 들어갔어요. 실험에선 소위 ‘오염’이 되었다고 하죠. 그런데 그래핀과 보론나이트라이드가 함께 성장된 것을  우연히 발견한 거예요.”

우연한 발견으로 실험은 박차를 가하게 됐고 연구팀은 보론나이트라이드를 이용해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그 결과 가장자리의 불안전성 문제뿐만 아니라, 기존 그래핀의 기판으로 쓰였던 실리콘의 거친 표면으로 인해 전하이동도가 저하됐던 문제 역시 보론나이트라이드를 통해 개선할 수 있었다. 또한 그래핀과 보론나이트라이드 적층 구조를 만들어 그래핀의 띠간격을 열 수 있었다.

“보론나이트라이드는 그래핀과 모양이 똑같아요. 그래서 보론나이트라이드를 기판으로 쓰고 그 위에 그래핀을 올리면 전자이동도가 훨씬 올라가게 돼요.”

보론나이트라이드를 그래핀의 기판으로 사용해 그래핀을 반도체화한 성과는 세계 최초이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상용화, 휘어지는 투명한 TV와 스마트폰 등장할 것 

그동안 세계 각국은 ‘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하게 그래핀 연구개발에서 각축전을 벌여 왔다. 그래핀 반도체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김 교수 연구팀의 성과로 인해 한국은 이제 그래핀 연구의 선두 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원천기술로서 그래핀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투명하면서 잘 휘어지기까지 하는 그래핀이 반도체화 되면서 우리 실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거예요. 건물의 유리 창문들은 ‘스마트 윈도우’로 바뀌어 창문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자동차 앞 유리에도 전자회로를 심을 수 있게 돼요. 휘어지는 투명한 TV, 손목에 찰 수 있거나 안경처럼 쓸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폰, 휴대용 전자종이도 곧 등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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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투명하면서 구부릴 수 있는 태양전지, 물건을 살 때 쓰이는 태그, 가스센서 등 그래핀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인류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해 줄 것이다. 특히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더 큰 성장의 활력소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그래핀 상용화 기술은 개발한 상태지만, 이를 실제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대면적화(大面積化)’가 필요해요. 작은 소자를 스마트 윈도우, 스마트 폰 등에 활용하기 위해 넓게 펴는 기술이 필요한 거죠. 과학기술개발에서는 기본적인 밑거름이 되는 ‘원천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앞으로 원천기술로서 그래핀을 더욱 탄탄하게 개발해 여러 분야에 대한 응용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요.”

노벨상을 꿈꾸며,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에서의 새로운 출발

김기강 교수가 속한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는 2013년 신설되어 첫 신입생을 받았다. 김기강 교수 역시 MIT에서의 연구를 마치고 지난해 9월 동국대 교수로 부임한 신임교원이다. 신설된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는 나노, 에너지, 전자·정보 소재 각 분야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신소재를 개발할 인재 창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김 교수는 대학원에서 고체물리, 에너지 열전달, 나노소재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김 교수의 나노물질 성장 연구실 대학원은 그래핀 관련 연구를 함께 할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매학기 등록금 전액지원 뿐만 아니라 생활비와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건 학생들이에요. 나노소재, 에너지소재, 전자·정보소재 등 각 분야의 훌륭한 교수진, 실험 장비들과 실험실은 준비되어 있는데 함께 실험하고 연구할 학생이 없다는 게 큰 문제죠. 응용가치가 무궁무진한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 분야에 많은 공학도들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대학시절부터 전공한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김기강 교수.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김 교수의 꿈은 ‘노벨상’이다.

“과학 실험과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인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지만, 일단 저는 실험하고 연구하는 게 재미있어요. 앞으로 동국대에서도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해서 언젠가 노벨상을 타는 게 꿈이에요.”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2013년 신입생은 공과대학 학과들 중 입학성적이 가장 우수하다. 세계를 선도하는 그래핀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최고의 교수와 명석한 학생들이 만났으니, 동국대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는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취재, 글 = 최다정(국어국문4)